항구와 언덕, 종교와 문화가 어우러진 라 세레나의 형제 도시
1. 도입 – 라세레나의그림자, 그러나당당한얼굴
많은 여행자는 코킴보를 라 세레나의 부속 도시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막상 이곳을 걷다 보면, 코킴보만의 정체성과 매력이 분명히 드러난다.
활기 넘치는 항구, 아랍풍 첨탑이 있는 이슬람 센터, 고요한 언덕 위 십자가.
이 도시는 이민자의 역사와 종교의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라 세레나와는 또 다른 얼굴을 가진 형제 도시다. 칠레는 우리나라처럼 극단적인 겨울추위가 있지 않고 중부지방은 지중해성 기후로 살기 아주 좋은 기후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한국인인 나에게 이곳은 라세레나와 더불어 칠레에서 가장 살고 싶은 기후인 곳이었던 기억이다. 겨울 최저 기온이 10도 언저리라는점 여름에도 20도 후반을 넘지 않는 온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따듯함이 있는 도시다.
2. 도시개요
코킴보는 라 세레나와 함께 쌍둥이 도시로 불리며, 인구 약 22만 명의 항구도시이다.
칠레 중북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하고, 해양 무역, 어업, 항만 산업, 관광업이 도시 경제를 이룬다.
도시는 언덕과 만으로 구성되어 독특한 도시 경관을 형성하고 있으며,
라 세레나에서 자동차로 15~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3. 역사 – 해적의 도시에서 산업도시로
코킴보는 16~17세기에는 해적들의 은신처이자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이후 19세기 말, 구리와 은의 수출항으로 급성장하며 산업도시로 변모했다. 칠레 내전, 이민자 유입, 종교 확산 등의 과정 속에서 도시는 다층적 정체성을 갖게 되었으며, 이슬람 사원과 대형 십자가 조형물이 같은 공간에서 공존하게 되었다. 칠레에서 힘좀 쓴다는 중동이민자들 중 팔레스타인계가 상당히 많다는 점은 꽤나 흥미로운 부분이다.
4. 일상풍경 – 언덕을 오르고, 바다를 마주하는
코킴보는 언덕과 바다 사이에 지어진 도시다.
시민들은 항구에서 아침을 시작하고,
언덕 위 주택가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구시가지 골목에는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리고,
해안가에는 신선한 해산물을 파는 노점이 줄지어 있다.
라 세레나보다 거칠고, 덜 정제된 느낌이지만 그래서 그만큼 더 생동감 있고 솔직하다.
5. 인터뷰 – “이 도시에는 신과 바다가 함께있어요”
“여긴 독특해요. 이슬람 사원도 있고,
크루스 델 Tercer Milenio(새 천년의 십자가)도 있죠.”
— 루벤, 지역 꼴렉티보 택시 기사
*콜렉티보는 남미에서 볼 수 있는 합승택시로, 승용차로 운행되는데 버스처럼 정해진 노선을 달린다. 승차는 아무곳에서나 손을 흔들어서 탈 수 있고, 어디서든 내릴 수 있다. 또한 가는 방향만 일치한다면 노선에서 좀 벗어나도 기사가 재량껏 태워주기도 한다.
루벤은 관광객들을 태우고 십자가 언덕을 자주 오른다.
“사람들이 처음엔 코킴보를 잘 몰라요.
하지만 하루만 있어봐요. 여기만의 분위기에 빠지게 될 거예요.”
그는 코킴보를 ‘종교와 바다가 만나는 도시’라 부른다.
6. 주요명소
• 크루스 델 Tercer Milenio – 거대한 콘크리트 십자가 조형물, 전망대 포함
• 모스크 이슬람 센터 – 중동풍 건축양식의 대표 건물
• 피셔맨 항구 – 신선한 해산물 시장과 식당 밀집
• 구시가지 벽화 거리 –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이 가득한 골목
• 잉글레사 교회 – 19세기 영국 이민자들이 세운 교회
7. 음식과 문화
코킴보는 항구도시답게 해산물 요리가 풍부하다.
조개, 생선 스튜, 해산물 튀김이 인기며,
이민자 영향으로 다양한 문화의 음식도 섞여 있다.
아프리카계 칠레인의 음악 전통, 아랍풍 건축,
그리고 카톨릭-이슬람 공존 문화는 이 도시만의 독특한 색깔이다.
8. 실용정보
• 라 세레나에서 차량 이동 15~20분 거리
• 대중교통: 미니버스, 택시, 도보 가능
• 항만 지역은 저녁 늦게 혼잡하므로 치안 유의
• 숙소: 소규모 호텔, 항구 근처 민박, 고지대 뷰포인트 숙소 등 다양
• 쇼핑: 해산물 직판장 및 수공예품 시장 인기
9. 마무리 – 형제 중 덜 알려졌지만 독특한 분위기와 개성을 지닌 도시
코킴보는 라 세레나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결코 그보다 못하지 않다.
종교의 다양성, 문화의 혼종, 바다를 품은 언덕길,
그리고 항구의 리듬은 이 도시만의 특별한 정서를 만든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칠레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코킴보는 작고 조용하지만 깊다.
언제나 뒤에서 묵묵히 자신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