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로에의 전설과 색채가 깃든 목조 도시
1. 바다위에 세운 집들의 도시
카스트로는 칠레 칠로에섬의 심장이다.
파랗고 노랗고 초록색의 목조 팔라피토(수상 가옥)들이
해안선을 따라 물 위에 줄지어 서 있고,
천천히 밀물과 썰물에 따라 리듬을 타듯 움직인다. 이런 이국적인 풍경을 머리에 떠올리면 당연히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떠오르지만 이곳은 전혀 다른 느낌을 풍긴다. 정제되지 않고 소박한 이미지 그래서 좀 더 특이한 경험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 도시에는 안개와 전설, 바다와 숲이 공존하며,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할 뿐 아니라 여행자의 발자취도 많지 않아 그만큼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긴다.
칠로에의 독특한 민속, 신앙, 공동체 정신은
이 도시를 ‘세속적인 세계와 분리된 별세계’처럼 느끼게 만든다.
2. 도시개요
카스트로는 로스 라고스 주에 속한 칠로에섬의 행정 중심지로, 인구는 약 4만 명이다.
1552년 스페인에 의해 세워진 이 도시는
칠레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도시이자,
팔라피토와 전통 목조 교회, 신비로운 민간 전설로 유명하다.
수산업, 농업, 목축업이 지역 경제의 중심을 이루며,
최근에는 에코투어리즘과 민속문화 관광이 활발하다.
3. 역사 – 독립된 문화권 칠로에의 중심지
칠로에섬은 오랫동안 칠레 본토와 문화적으로 단절되어 있었다. 당연히 원주민들의 혈통도 많이 보존되어 있고 이민자들의 모습도 여전히 많이 볼 수 있다.
칠로에섬은 스페인 제국의 마지막 남미 영토였으며,
본토보다 늦게 칠레 독립에 동참했다.
카스트로는 가톨릭과 원주민 신앙이 혼합된 ‘혼합신앙’의 중심지이며,
18세기 예수회 선교사들이 세운 목조 교회들이 지금도 남아 있다.
이 중 16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4. 일상풍경 – 느림과 안개속 삶
카스트로의 하루는 느리게 흐른다.
해안의 팔라피토에는 물고기 말리는 풍경과
아이들의 자전거 소리가 함께하고,
광장에서는 수공예품을 파는 시장이 열린다.
도시 중심에 있는 ‘산 프란시스코 교회’는
노란색과 보라색이 어우러진 독특한 외관으로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5. 주요명소
• 팔라피토 – 카스트로만을 대표하는 수상 가옥 지구
• 산 프란시스코 교회 –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목조 대성당
• 마켓 델 페리 – 지역 해산물, 감자, 수공예품이 가득한 시장
• 미라도르 – 도시와 해협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 전망대
• 쿠르란데 교회 – 외곽에 위치한 아름다운 목조 교회
6. 실용정보
• 이동: 푸에르토 몬트에서 페리로 바다를 건너고 대략 약 3~4시간 소요
• 숙소: 팔라피토 내 부티크 호텔, 게스트하우스 다수
• 음식: 감자 요리, 해산물 스튜 ‘쿠란토’, 훈제연어
• 날씨: 연중 비와 안개가 자주 끼며, 평균 10~15℃
• 팁: 비와 진흙 대비한 방수 신발 필수
7. 마무리 – 느림의미학, 전설이 숨쉬는 섬의도시
카스트로는 빠르게 소비되는 도시가 아니다.
그곳은 오래 걷고, 오래 바라보며, 오래 기억하게 되는 곳이다.
팔라피토의 색, 교회의 곡선, 바다 위 안개, 모든 것이 천천히 스며든다.
칠로에섬의 중심지이자 칠레에서 가장 독립적인 문화적 정체성을 가진 곳.
카스트로는 ‘섬에 온다’는 말의 의미를 새롭게 알려주는 도시다.
그리고 칠레에서 이곳 카스트로까지 왔다면 또 다른 칠로에를 만나기 위해 차로 이동할 수 있는 칠레 국토 최남단 도시 케욘까지 가보는건 어떨까?